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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젤
작성자 권형일 작성일 2017-11-28 조회수 3498

아. 지젤.

11월 22일 수요일. 질금거리며 바닥을 적시던 차가운 비가 지나가는 가 했더니 해가 기울자 바람이 미친 듯이 불어댄다.
외투를 여미며 고개를 숙이고 가로등 불빛이 환한 쪽으로 길을 잡는다. 비 에 젖은 나뭇잎들이 노란 불티처럼 떨어져 내린 어느 집 담장을 지나 부평 아트센터 에 도착한다.

이크, 너무 이르게 도착했다. 사실 전철을 타고 오며 집에 들렀다 다시 나오면 얼추 시간이 맞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닐 것 같기도 하다는 마음에 망설였더랬다. 그러다가 조금 일찍 가는 것이 낫겠지 하는 생각에 바람 부는 오늘 저녁 7시 30분에 상영되는 발레극 지젤을 보기 위해 일찌감치 아트센터 언덕을 올라온 것이다.
부평 아트센터는 지난 10월 아들과 함께 피아노 배틀 콘서트를 본 이후 두 번째 방문이다.
발밑을 비추는 가로등 불빛 속에 바람은 윙윙 거리고 불 꺼진 극장은 쓸쓸해 보인다.
불 켜진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남은 시간을 죽여야겠다.

지젤은 19세기 프랑스의 낭만주의 시인인 고티에가 독일 지방에 전래 되어 내려오는 전설을 극으로 만든 로맨틱 발레의 대표작이다.
이루지 못한 사랑의 아픔과 죽음을 뛰어넘는 사랑의 영원성을 노래하는 고전발레의 정석이라 한다.
백조의 호수나 호두까기 인형은 대충 알고 있지만 지젤은 처음. 오늘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카페에 앉아 지젤을 검색하며 튜튜를 입은 주인공의 모습이 얼마나 가녀리고 아름다울까 상상한다.

달누리 극장.
상영시간 30분 전 미친 듯이 불어대는 바람에 어지러진 머리를 빗어 올리며 사람들이 들어선다.
10분 전
극장에 들어서니 가족과 또는 친구와 함께 온 사람들로 자리는 꽉 차가고 있다.
다들 함께 왔는데 나만 혼자 인 듯하다. 시작을 예고하는 종이 울리고 음악과 함께 무대를 뛰노는 무용수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름답고 춤을 좋아하는 순진한 시골 소녀 지젤은 루이스라는 시골 청년으로 가장한 귀족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둘의 사랑이 깊어지자 지젤을 연모하던 힐라리옹이 지젤이 사랑하는 로이스가 실은 귀족이 라는 걸 폭로하고 때마침 사냥하러온 공주가 그의 약혼녀임을 안 지젤은 미쳐 춤추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1막이 끝난다.
지젤은 숲을 찾아오는 젊은 남자에게 목숨이 다 할 때 까지 춤을 추게 하는 윌리 가 된다.
지젤을 잊지 못해 무덤을 찾아온 알브레히트는 윌리 들의 포로가 되고 지젤은 아직도 사랑하는 그를 지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한다. 알브레히트를 대신해 밤새도록 춤을 추라는 윌리들의 말대로 밤새도록 춤을 추던 지젤에게 새벽 종소리가 들리고 윌리 들이 물러가자 알브레히트는 목숨을 건진다. 자신의 안식처인 무덤으로 돌아가는 지젤을 향한 알브레히트의 슬픈 단말마가 가슴을 치는 2막,

지젤은 발레 동작 뿐 만 아니라 여주인공의 연기력이 요구되고 또한 돋보이는 작품이다. 사랑에 빠진 순진한 소녀에서 사랑을 잃고 오열하는 광기 어린 처녀 역할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한 순애보 적 사랑을 연기해야 하는 일인 다역의 연기력이 필요한 작품이다. 작품은 2막의 짧은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몸과 마음을 다한 연기와 높은 테크닉이 요구되는 작품이다.

내 앞자리에 앉은 키 큰 남자 관객의 덩치에 밀려 고개를 비스듬히 비틀며 화면을 보느라 눈은 피곤했지만 목에서 어깨, 팔로 아름답게 떨어지는 여주인공의 화려한 지젤 라인에 마음을 뺏기고 웅장하게 펼쳐지는 2막의 윌리 들의 군무에 눈을 깜빡 일 수가 없었다.
벌써 끝인가? 올라가는 자막을 보며 나오는 한숨, 아름다운 한편의 사랑 이야기.

돌아오는 길 내 집과 가까운 곳에 아트센터가 있다는 것이 고맙고 기분 좋아 횡단보도를 건너며 아주 오래전 배웠던 발레 동작 아라베스크를 흉내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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